자유게시판

新綠五感山行走
                                                                                                       고주망태.



바삐 보름가량을 지냈다.
아니 지독한 코감기로 약기운에 몽롱히 지냈을지도.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지만 매양 별 보람없는 하루하루의 연속이다보니 그저 반복적인 하루의 시간흐름속에 함몰되어 시간을 보내고 마는 듯.

그러는 사이 개나리,벚꽃이 피고 초여름 착각할 정도의 잠깐 더위와 되돌아온 봄추위. 한바탕의 비에 벚꽃이 지고말았다는 소식을 얼핏들었다. 돌아오는 토.일요일은 알차게 보내야겠다고 다짐하다 맞이한 또 한 주말이다. 전단문안 완성과 밀린 업무는 산행에 우선순위가 밀린다.

그 사이 푸르러진 가로수들을 보며 신록의 세상을 연출하고 있을 산들의 풍경을 짐작해 본다. 오늘은 속도를 좀 내보자. 롱타이즈를 오랫만에 걸치며 러닝색에 오렌지 한 알을 달랑 넣어 버스를 탄다.    
오늘은 코스를 달리 해볼까나? 아니야 코스 그대로 오르며 푸르러진 신록의 풍경을 탐색하며 뛰어보자. 만산에 녹엽의 향연은 황홀지경의 신록일 것이다. 일년중 보름가량 자연의 은총인..

보통골 입구는 벌써 봄가뭄의 흔적이 역력하다. 계곡입구는 바짝 말라있고 오물거리던 피라미떼들은 보이질 않는다. 노란 생강나무꽃은 지고 새 잎이 뾰족이 내밀며 산수유와 바턴터치하고 있다. 들머리 주말농장엔 가족들이 밭을 일구고 뭔가를 심는 단란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벌들이 윙웡거리며 봄볕을 노닐고 있다.   부드러워진 흙사이를 부지런히 산책하는 흙거미들의 동선이 부산하다. 8부능선 오르니 벌써 땀에 온몸에 흐른다. 왕기봉에 오르니 벌써 삼삼오오 이른 점심 도시락을 펼치고 있다. 두리봉코스로 진입. 호젓한 숲속길, 가랑잎에 적당히 쌓인 부드러운 흙밭길.슬그머니 양말을 벗어 뛰며 흙의 감촉을 느껴본다. 원추리 새싹들이 뾰족이 한창 오르고 있다.  썩지않은 밤송이에 제대로 찔리기도 하며. 나타나는 솔잎, 가랑잎 수북한 길이 반갑다. 양옆은 연분홍 진달래가 도열해 있는 코스. 게중 진한 참꽃을 훓어 입안에 털어넣는다. 음,아슴한 바로 이 맛. 무슨 요기가 되랴, 무슨 각별한 맛이 있으랴. 그래도 이즈음 의 산에 들면 꽤 높은 감흥지수를 자아내는 방법중의 하나이다. 나~ 잡아보라는 듯 위이잉~ 검은 엉덩이 퉁실한 호박벌이 날아 진달래에 잠깐 앉다가 날아간다.

진달래 터널속을 맨발로 달리는 이 즐거움이라니..!
오, 이 부드러운 스킨쉽. 마치 도자기 고령토 맨발로 밟아 다지는듯한 감촉이다. 솔밭길,가랑잎 쌓인 곳은 부드러운 봄흙의 감촉을 발바닥에 고스란히 전한다. 가랑잎이 수북하여 맨발로 훈련하기엔 최적이다

산길 모퉁이 곳곳은 멧돼지가 후벼 파 놓은 곳 투성이다.  졸졸 흐르는 쏠비알밑 찬 계곡물로 낯을 씻는다. 손모아 물 한 모금. 가재가 있나..? 이끼낀 돌들을 살짝 뒤적이지만 보이질 않는다. 가재밥 옆새우가 보이건만. 지금쯤의 가재는 살도 톤통히 오르고 알도 배어 맛있었지. 초등학교때 주전자에 한 가득 잡아 구워먹던 희미한 기억.
두리봉. 군두레봉으로 오르려다 왼쪽 불당골로 내려가 본다. 확실히 사람이 전혀 다니지 않는 듯 가랑잎에 가려진 길을 더듬으며 ... 어쩌다 매달린 산악회 리본도 빛이 바래어있다. 다시 신발을 신는다.

숲의 전령이 당장 뛰쳐 나와 와락 껴안아 줄것만 같은 착각. 뿌리낮은 낙엽송들이 쓰러져 더욱이 자연스럽다. 여느 코스보다 확실히 야생스러운 곳이다.
왼갖 잡새들의 공원인 듯 포롱포롱 노니는 뭇새들의 합창에 정신이 맑아진다. 마른 잎사이를 토록토록거리는 저 녀석들의 귀여움이라니. 숲속의 삶,WILDEN이 생각난다. 위~잉, 벌들이 날고 흰나비들이 난무하는 곳. 이끼냄새가 진하게 맡아진다. 때맟춰 따라라라락~, 따르르륵.. 딱따구리가 숨가쁜 스타카토를 넣는다. 가히 숲의 오케스트라가 펼쳐진다. 오감이 살아나는 시간. 무념무상의 흉내를 내본다. (...?) 와지지직~ 굵은 가지 부러지는 소리인 듯 나며 낙엽송 켜켜이 켜놓은 곳 바로 뒤에서 꽤 큰 고라니 한 마리가 부리나케 줄행랑친다.흠흠거리며 숲의 냄새를 맡는다. 스러진 나무에 엉덩이를 걸치고 잠시 숲의 소리를 듣는다. 이름모를 숱한 야생화들이 나도 좀 봐주세요 하는 듯. 제각기의 어여쁨을 위해 봄볕으로 화장하고 있는 시간의 흐름을 부여잡으며 깊은 숨을 고른다. 음, 나만의 천연공원이라 칭하자.
다음엔 등산용쿠션을 돌돌 말아와 한숨 자고갈 일이다. (....!) 드디어 작심을 한다. 핸드폰을 꺼내어 사진에 담는걸 시도해 본다.

산딸나무는 갓 우유빛으로 몽우리져 있다. 작년 가을 내려왔던 하산길의 또다른 샛길이었다.

내려오며 보는 산언덕은 거반이 흰색과 연미색 파스텔의 혼합이다. 옳거니, 이야말로 만화방창 그대로구나. 조팝, 매화, 복사꽃 ,살구, 목련, 산벚...  산기슭엔 주민들이 밭이랑을 가꾸느라 한창이다. 목가의 봄풍경이다. 봄처녀의 넓다란 치맛자락 무늬가 이쁘게도 눈앞에 펼쳐져있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나를 찿아오심인가. 봄날을 감상하다 뜀박질 속도를 늦춤의 연속이다.
흰 나비 한 쌍이 눈앞에서 어우러져 랑데부쑈를 벌인다.

조용한 동네 안말. 꺼~끼~어~ 자지러지는 듯 오후의 적막을 여지없이 깨는 소리. 장탉 한마리가 터렁거리는 벼슬과 부리부리한 눈과 진한 깃털로 봄볕에 빛을 발한다. 정력이라도 자랑하는 듯 눈알을 휘번덕 굴리며 폼잡으며 닭발을 진중히 옮긴다.

기슭 밭언저리 여기거기엔 비료푸대들이 쌓여있다.  
시냇가 바로 위 텃밭엔 이랑을 가꾸며 향 짙은 두엄을 흩뿌린다. 개울을 내려보니 실로 기가 막히다.
흰 스피로폴, 칼라풀한 왼갖 비닐과 병,쓰레기들로 어지럽다.  참... 안타깝다. 개념없던지 무지함과 무관심,무책임과 방임의 행정이 어우러진 현장들. 대충 봄청소라도 하는 흉내를 내는 법인데... 개울로 흘러갈 비료성분도 염두에 둬야 되는건 아닌 지. 자연이 아름다우면 뭐하리. 무던도 하다.

불당리 계곡유원지 동네. 20여곳. 각 업소앞을 흐르는 계곡수 물길은 영역관리탓인지 오히려 깨끗하다. 다리밑 웅덩이엔 피라미들이 떼로 몰려다닌다.  봄가뭄에도 다행히 물 고인 곳 덕분인 듯.

무료히 버스를 기다리다, 아예 다시금 능선올라 되돌아가자.

안말 0.6키로 표식. 전혀 새로운 길이다. 두리봉 1키로 이정표만 보고 오른다. 어..? 길이 보이질 않는다. 무작정 산속을 헤매며 오른다.(??!) 철망에 빨간색 표식이 보인다. 허걱..!  “강도 살인미수 발생지점,경찰관 허락하 입산”  경고판. 길이 끊겼다. 하기사 저런 경고판보고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칠리가..
(...) 되돌아가기도 그렇고. 에이, 모르겠다. 갓 잔디입힌 봉분옆으로 억지로 길을 만들어가니 황당하다. 종내 길을 잃었다.  (...?)  가랑잎 더미에서 솟아오르는 소리. 숱한 식생들이 솟아오르는 소리로 착각한 듯. 잠깐 내리는 봄비가 가랑잎에 떨어지는 소리이다. 젠장... 너무 예민한 탓.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가랑잎 헤치며 가파른 기슭을 헤치며 길을 만들며 겨우 능선을 더듬어 올랐다. 나뭇가지를 부여잡는 팔에 힘이 부친다. 약해진 몸.  

바람막이 안 속옷은 땀에 흠뻑 젓었다. 한참을 오르니 다시 두리봉이다. 휴, 숨을 고른다. 목벤취에 앉아 오렌지껍질을 벗긴다.  회사일행들인 듯 왁자지껄. 나이먹어 명퇴에 다다를듯한 이들이 떼로 올라온다. 우두머리인듯한 이가 롯데 야구단운운을 시발로 한국프로야구단 발전전반에 대한 장황한 지론을 펼친다. 젊은 여사원은 부지런히 메모. 사보에 낼 이야기거리를 메모하는 듯. 모두들 조만간 퇴사후 준비들은 되어 있겠지?  
“너나 잘해”

건강나이와 함께 인생후반의 삶이 정작 문제다.무섭게 변하는 초고령화 100세 시대에 대한 형편없는 준비. 15년 ~20년후엔 모두의 거주주소들이 요양원,요양병원이라한다.월납입액에 따라 기저귀를 몇번 갈아주느냐가 달라진다는..

이즈음의 신록을 예찬한 이양하 선생의 글귀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신록의 청춘시대..” 는 그렇게 흘러가 버린 것이런가. 아, 나의 청춘은 흔적도 없이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이짧은 신록은 자연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일년중 보름간의 은총일..

다시 왕기봉까지 욕심내어보나 힘이 부친다. 모감리로 하산하자. 지리한 코스이지만 조용해서 좋은 코스. 돌밭에 핀 복사꽃 몇장을 따 향내 맡으니 요염한 듯 진한 분냄새를 풍기고 있다.  여지없이 멧돼지들이 휘저어놓은 흔적들이 역력하다. 한 사내가 이것저것 무언가를 한 소쿠리 가득 캐고 있다. 이즘의 푸르는 것들은 모두가 먹는 것이라는데.. 마른 계곡엔 우글거렸던 피라미들은 보이질 않는다. 봄가뭄이 심하다. 전원형주택과 빌라촌이 혼재한 곳을 거의 다 내려오니 시멘트 처리된 물길 웅덩이 썪어가는 물에 피라미떼들이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생명의 이름으로. 계곡물 내려오는 곳이기에 하수구가 아님에도 거의 하수도 수준의 관리안되는 환경의 현장.  

찔레순 따먹기는 아직 일렀다. 범나비도 보이질 않았다. 그렇고보니 올해는 춘정에 겨운 봄꿩 우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오늘은 그나마 조용한 숲속 루트를 발견한것으로 만족하자..

제대로 된 큰 산, 큰 물길이 그립다.
안동대회에서는 모두들 더욱 멋진 자연속으로 뛰어갔을 것이다. 범나비도 노닐고 찔레순도 따먹을 그렇한 곳들이 그립다.
신록으로 물든 푸른 안동호 물결이 장관이었을...!



                                                                                                    2014. 4.12        靑山流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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