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춘색정찰주

                                               - 잃어버린 “추정예찬” 초고를 더듬어보며 봄을 염탐하다.



“이크, 밟을뻔. 어쭈구리? 아예 두 발을 번쩍들며 겁을 주네 .. 당랑거철이라더니. 그래,내가 졌다...
보통골지나 이배재 지나 갈마재 터널위 에코브릿지 목테크.
퉁퉁히 배불러 오른  버마재비 두 마리가 뒤뚱거리며 건너오다 나와 대치한다.
양발을 치켜올리고 눈알을 휘번덕 굴리는데.. 무섭다. 그래서 범아저씨(아재비)다.
서로간 기싸움끝. 완패다.
하산길, 왼쪽은 기도원.. 오른쪽은 광주... (   )농원 개소리에 놀라...   단감 하나를 먹고.. 매번 봐도 기이한 저 두 소나무의 엉킴. 연리지라.. 영생사업소 기계소리의 요란함. 삶과 죽음.낙엽이 흩날린다. 낙엽귀근이라는데..

화려한 낙엽물든 산언덕아래 목벤취에 중늙은이가 단소를 불고 있다, 멋지십니다. 단감을 먹으며 임도길따라 낙엽송의 물듦을 감상하며 ...새마을 연수원쪽으로 가려다 실패,, . 묵은 텃밭을 다시 갈아 놓느라 뚫은 길로 질못.. 길이 헷갈린다. 바람이 몰아치니 아카시아 잎이 우수수 날린다. 아, 아름다운 늦가을의 정취라니,,!!
흰 억새군락 부드러움을 손바닥으로 훓어보며.. 되돌이표 8자형 임도이다. 어느 나이먹은 중년 러너가 맞은편에서 뛰어온다. 서로간 반가히 목례하며. 손 꼭잡은 행복한 표정의 아베크 한쌍.
하산길. 광주시 직동마을 . 밭에서 들깻단을 털고 있다. 김장용 배추 밑동을 묶고 있다. 아줌마는 키질을 하고 있는 풍경. 맹사성 묘소, 의령 南씨 개성공파 집성촌?..  ,  .... "    등등의 구절 몇개 더..


지나가버린 가을풍경을 떠올려본다. 수많은 훈련주의 하루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 가을날 하루 훈련을 기록하려한 메모를 잃어버린 아쉬움이다.

천체의 공전에 따라 매양 계절은 가고 오는 법이고 유한한 육신은 노쇄해지며 쇄락의 길을 밟게 된다. 그렇기에 인간은 철이 바뀜에 따라 감성과 이성을 숙성시키며 자기만의 생애를 다스리고 관리해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연말이면 그 감정의 기복이 극한에 이르러 들뜨고 우울해지며 뒤숭숭한 마음을 자기만의 형태로 다스리느라 난리법석이다. 그렇게 세월은 흐르는 법.

후배녀석과  새벽까지의 작취미성에 다음날 낮 해장술로 또 빼갈이라니.. 머리가 핑핑돌아 종일 헤롱거리니 퇴근길 동기가 홍어애탕으로 속을 달래주나 효과는 영,꽝이다. 수입 가짜려니 남도에서 먹었던 진짜배기맛이 아니다. 특유의 암모니아 기운과 뜨거움으로 입천장 데어가며 먹어야 슬독이 풀리건만.봄기운 기분내려 청보리싹을 살짝 얹혔음이 그나마 다행이다.    

작년 11월 초. 가을을 보내며 흩날리는 낙엽속을 달리며  윈드브레이크 깃을 올리며 만추서정을 구가했었다. 이토록 좋은 코스라니. 8자형 임도를 약간은 버거움으로 뛰었었다. 아, 이렇한 나지막한 산기슭마저 이국적 풍광을 자아내고 있구나.

보통골입구에 하차하여 서광사를 지나 산을 오른다.  남한산성 둘레는 지루하다. 성벽따라 콘크리트 산책길인지라 산 기분이 덜나는 남한산성 일주코스를 염두에 두었으나..  비록 얕으막한 능선줄기나마 봄기운서린  숲속으로... 가을코스 그대로 봄기운을 정탐해보자.
중국발 먼지안개인지 봄기운 서린 희뿌염인지 능선과 산기슭은 나목들 사이로 찌뿌둥한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들머리 초입. 스러진 고목을 게으르게 쪼고 있는 오색 딱따구리 . 녀석 귀엽기도 하지.. 흰줄과 붉은 머리깃.
이 코스는 유난히 양쪽에 진달래가 많은 곳이다. 온통 활엽참나무 일색인 이쪽 계곡에 드문드문 참솔의 푸르름은 눈을 맑아지게 하는 듯. 진달래는 연미색 가지들을 새로이 뻗치고 있다.  가을 산풍경은 사라지고 겨울풍경도 지나 봄기운을 한껏 머금고 있다.

날은 흐리다. 능선에 올라 왼쪽 왕기봉을 흘낏 바라보며 두리봉과 군두레봉을 거쳐 광주 목현리로 내려가는 코스가 더 좋을 듯 했나?  그쪽 코스가 더 고즈넉하긴 한데...

지난 설 연휴때 친구녀석과 함께 한 밤중 농로곁 개울가로 처박힌 180도 전복사고의 끝은 괴롭다.
아, 사람은 이렇게 죽는 구나, 찰나의 스침에  그 아찔한 자포자기의 순간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엉치와 허리,어깨가 근 한달간 병신지경이다. 몸 상태가 어찌되는 지 가동도 해볼겸. 괴산을 가  제대로의 명승을 관람하려면 가벼운 훈련주로 대비해야지..

보통골 정상. 갈림길이다. 이배재 정상을 향해.  능선에 올라 맨발러닝을 시도하나 아직은 이르다.
그래도 눈녹은 해토머리 산비알 흙더미는 떡고물이듯 부풀어 흘러내리고 있다.

생강나무 가지를 한줄기 꺾는다. 생강이듯 박하이듯 약간 단내도 나며 상쾌한 향내를 코로 깊게 들이킨다. 잠시나마 정신이 맑아진다. 움이 트기 직전이다, 생강나무가 꽃피고 바로 연이어 산수유가 피어야 봄이 시작되는 법. 생강나무와 산수유꽃이 흡사해 아는 이들만 분별할 수 있다.  
양지바른 덤불숲은 왼갖 새들의 아지트. 떼를 지어 지저귐에 소란스럽기 그지없다. 준동하는 벌레들의 출현과 기분좋은 봄기운에 덩달아 신나는 듯 포롱포롱 노닐고 있다.
가만히 보니 오목눈이, 귀여운 뱁새들이다.

이배재로 내려가는 길. 멧돼지들이 후벼 파놓은 곳이 여러 곳이다.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지나친다. 안경을 벗어 눈자위를 식힌다. 빌어먹을,얼마전 거금들인 다초점렌즈는 효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이배재를 넘어 도로를 건너 갈마재 향하여 산을 오른다.  
4년전 이 코스 그대로 대모산부터 하남 검단산까지 역으로 뛰었었던 코스이다. 수도권 동남산 13개산 산악마라톤대회 완주자 20여명중 최후미로 골인한.
목탁자에서 계란 한 알까며 숨울 고른다. 4년전 함께 뛴 4명이서 잠시 요기한 바로 그 목탁자이다. 스파르타슬론 참가를 위해 매주 100키로 대회를 참가했었던 아픈 기억.

市경계 등산로따라 도열된 가문비 나무도 2년전보다 많이 커 있다.

광주 목현리 요골과 갈마재로 갈리는 길.
갈마터널. 저 바로 밑의 영생관리사업소의 대형 화력 터번 돌아가는 기계음은 오늘도 여전하다. 사이렌소리와 둔중한 기관음이 석힌 듯한,,우우웅..우우웅..
죽은 자와 영혼.생명의 유한함에 갑자기 사방의 유현한 기분에 잠시 젇는다.  에코브릿지 목데크. 우리가 뛰면서 보는 숱한 로드킬도 떠올리며.
아차하면 밟을 뻔한 알 품은 배불록 버마재비 2마리 생각. 아마도 안전하게 어느 나뭇가지에 알집을 짓고 생명을 접었을 것이다.
저 아래 계곡 가문비 나무 군락 짙푸르름이 보기 좋다.  시계등산로 능선 따라 뛰어보는 길. 호젓한 이 코스가 좋다. 신갈,떡갈나무등 참나무 낙엽들이 수북하여 발에 느껴지는 쿠션이 좋다. 다음달부터는 맨발러닝도 가능할 듯.  볼때마다 기이한 저 두 소나무. 연리지 보호펜스 철망에 매달린 연인들의 자물통들이 간절히 매달려있다.

오르내리니 목덜미에 땀이 흐른다. 굴참나무 진회색 두터운 몸피에 손으로 훔친 땀을 씻긴다. 코르크용으로 쓸만큼 몸피 질감이 부드러운 나무.
아, 조금만 벗어나도 이렇게 자유로이 시원한 숲의 기운을 날숨들숨 들이킴이 다행이다.
능선 넓적바위엔 누군가 새들 먹이로 흩뿌려놓은 흰 쌀.보리가 눈에 띈다.

갈마재 지나 영장산으로 접어든다.  도촌 기도원쪽으로 내려가려다 임도를 뛰고 싶어 광주직동쪽으로..
밀식으로 제거예정된 잣나무들이 형형색색 붉은 띠 노란 띠를 몸피에 휘두르고 있다.  

실로암 농원의 개소리에 깜짝놀라니 8자형 임도코스. 무리지어 부드러운 억새군락을 흟던 감촉을 떠올려본다.
아, 가을햇살에 하늘거리던 은백색 억새들의 하늘거림. 낙엽송, 참나무,벗나무,온갖나무 화려하게 물들던 시간은 흘러 기나긴 추운 겨울지나 어느덧 또 봄이다. 이렇듯 나이먹어 가누나.

광주시 직동으로 내려가는 길. 이당골 이정표.
임도를 한참 내려와 빠져나온다.봄기운 잔뜩서린 배밭 과수원을 지나 마을 텃밭.비닐하우스 주위를 고양이가 호랑이걸음을 흉내내고 있다.텃밭옆 탁자에 두 가족들이 고기를 구우며 캔 맥주를 마신다. 청백리 정승 맹사성 묘소가 있는 동네라고 한다. 언젠가 한번 들러보리라. 의령 남씨 개성공파 세거지라는 표석. 마을버스를 탄다.
4시간의 훈련주. 실상 2시간이면 족하나 봄이 정말 왔는 지 이리저리 염탐하느라 뛰다 걷다하다보니 꽤 시간이 흘렀다.

조금 더 가니 난개발 수준의 온갖 소규모 공장들의 산재와 성남-장호원간 공사로 화물차량들과 팽겨쳐진 쓰레기로 정신이 없다. 산속에서 누린 잠깐의 자유로움도 끝이다. 한 차례 정도 녹우가 내려 하늘 드리운 먼지를 씻어내고  계곡응달 얼음녹여 개울이 흐르는 날이 올 것이다.
개구리가 오늘내일을 벼르고 있을 듯.

가끔 찌릿해 뜀을 멈추지만 골반과 엉치가 그런대로 많이 나은 것 같다.
인체는 소우주. 한 사람의 삶은 거대한 우주. 무병장수는 없다. 유병장수 100세 시대라 하니 꾸준히 점검하고 심신단련하여 9988243의 생을 살아야 한다. 웰빙과 웰다잉.그 와중의 힐링은 우리 뜀꾼들은 그나마 크나큰 기쁨이다.
8899243의 삶은 끔찍하다. 100세 시대의 재앙일수도 있다. 미리 대비하고 장치하여, 평소 아니 노지는 못허리라 차차차 하드라도 뛰며 즐기며 인생을 향유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저 단순한 음주가무와 나태함에 허송세월과 운동부족은  필연히 8899243의 확률이 크다.
산도 오르고 걷다 뛰다 전국 방방곡곡 좋은 곳 족족 뛰어다니며 더운날 시원한 알탕하며 맛난 것 먹고 밤별 헤며 삶을 응축해가는 시간도 가져보며..!

봄여름가을겨울 바람냄새 틀림을 감지하며 상황에 충실하며 살아갈 일이다. 복된 일이다. 이번 달엔 산에 산삼 심으러 간다고 한다.  세월 스케쥴 할 줄 아는  슬기로운 이들이다. 즐겁게 사는 현대판 노마드들이다.
경칩이 몇일 남지 않았다. 제 오신 어여쁜 봄처녀 치마폭을 한바퀴 돌아본 반나절.

아무래도 봄이 와 버렸음을 회원분들께 정식보고 드리는 바이다.

오늘은 3.1절이다.
                                
?
  • ?
    마갑 2014.03.02 22:07
    春色偵察走(춘색정찰주) 님!
    절절히 볘 스며드는 글에 감딴 햡니다.

    당신의 글은 보고 또 보고 다시봅니다.
    보면 볼수록 더 보고싶은것은 당신의 "글 마력" 때문인가요?

    님(명태. 생태. 흑태, 동태, 노가리, 북어, 먹태)과 저는 알콜이라는 매개체가 동반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아니야? 우리는 뜀꾼이니라느 250 대 선조부터 유전자(주태배기) 를 타고 낮는가봐~~~~~ㅋㅋ ㅋㅋ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비납부를 부탁드립니다. 8 미인대칭 2018.09.08 1900
1923 북한산 둘레길 접수 마감 4 운영자 2014.04.11 3965
1922 북한산둘레길 참사신청기간 단축(예정) 공지, 각서징구 등..... 참가자 필독 운영자 2014.03.31 3816
1921 5.11)제14회 제천의림지 전국마라톤대회 금수산 2014.04.17 3828
1920 안동에서 즐거운추억 맹글었나요? (사진) 4 안장수 2014.04.14 3777
1919 신록오감산행주 孤走忘怠 2014.04.13 3955
1918 대일산삼회의 발전적 개편 및 운영 방안 8 운영자 2013.10.23 4550
1917 4월 안동호일주간고등어울트라 참가 안내 46 운영자 2014.02.09 9518
1916 2014년 4월 안동대회 참가자 현황(접수순 : 현재 36명) 2 운영자 2014.03.10 3993
1915 제 1회 북한산 둘레길 울트라마라톤대회 준비에 부쳐.. 3 母胎走道 2014.04.07 4067
1914 영평팔경 73km구간 답사 다녀왔습니다. 2 坊川 2014.04.06 3777
1913 5. 17. 북한산 둘레길 달리기 가능할까요? 2 참가자 2014.04.02 3982
1912 양평 => 충주 조정지댐 가는 길 1 강영석 2014.03.31 3972
1911 괴산산삼울트라 완주결과 보고 기록 및 사진 보기 3 운영자 2014.03.10 4023
1910 대일산삼회, 2014산양삼심기, 3월 30일(일요일) 괴산 고마리 입니다. 5 운영자 2014.03.20 4017
1909 30일 산삼심기 행사, 괴산까지 뛰어갑시다 13 2014.03.23 4013
1908 봄산에서 본능을 점검하다. 2 관솔불 2014.03.19 4032
1907 원조 DIVA의 COMEBACK. 1 추자빠 2014.03.19 3904
1906 동마사진 몇장 방천 2014.03.17 3842
1905 괴산괴담(2) 들본뫼 2014.03.15 4020
1904 제주올레길 답사 희망자 모집 8 주태배기 2014.03.14 4051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29 Next
/ 129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