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금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속리산행 후 다음날 100키로를 뛰겠다는 계획은 하루 전 친구가 모친상을 당해 대구에 갔다오는 바람에 초반부터 차질을 빚고, 오후 6시 성기형님 차편으로 보은으로 향한다.
석현어르신 아니 젊은오빠 석현형님의 젊은 시절 무용담(?)에 귀를 즐겁게 해주며 10시가까이 되어 태어나 처음으로 보은땅을 밟아본다,
조선 최악의 원수집안간의 핏빛사랑의 전설을 품은 보은골.
1453년 단종즉위 1년, 수양대군은 김종서의 집안을 몰살시키고, 이를 본 딸 세희공주와 어머니 윤씨부인은 수양대군의 악행에 항의하다 사약을 받고,
남장을 한 채 궁궐을 빠져나가 보은골에 피신해 있다가,
김종서의 혈육 중 유일하게 도망나와 보은골에 나뭇군으로 숨어 살던 손자(또는 아들이라고도 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전설의 고장이다.
이 이야기를 끌고나가면 너무 길어지니, 인터넷을 검색해 보시기 바란다.

보은정보고등학교 인근에 진총무가 얻어놓은 2층 펜션에 도착하니, 진총무님 어부인 류여사께서 준비해 주신 닭도리탕과 김치찌개,
포항에서 오신 김종두님이 준비하신 과메기...그리고 보은 양조장에서 직접 가져온 말통에 담긴 막걸리는 내일을 기약하고 싶지 않게 입과 눈을 즐겁게 한다.


강준성 회장님은 요구르트와 떡을 가져오셨고,
거의 같은 시간에 도착한 젊은 친구 두사람은 울트라가 무언지도 모르면서 무모하게 도전장을 던지고 나타난다.
대학생인 24살의 김철희군과 23살의 류가람군.
다들 어이없어 하면서도 기개에 찬사를 보내면서, 친절하게 하나하나 달리면서 주의할 점을 알려준다


아쉽지만 술상을 물리치고 2층에 올라가 오지않는 잠을 청해본다.

새벽 3시...기상과 함께 아침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말년병장처럼 노련하게 뛸 복장과 베낭을 챙긴다.
4시정각 간단한 기념촬영과 함께 힘찬 구호제창으로 오늘의 레이스가 시작된다.


어젯밤 먹고 바로 자서 그런가...아랫배도 더무룩하고...발이 몹시도 무겁다.


음력 스무사흩날의 반달은 보름달엔 못미치지만, 나름대로 밝게 길을 밝혀주니 준비해오지 않은 랜턴이 아쉽지 않을 정도이다.
4-5키로 달리는데 앞서간 선두의 깜빡이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우리가 너무 늦나...아니면 선두가 너무 빠른가.
그냥 내 몸상태에 맞게 너무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25번 국도를 따라 상주 화서 방면으로 달리다, 7키로 지점 장내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505번 지방도로 서원리방향으로 향해야 한다.
그냥 직진하려는데 앞서가시던 류석현 형님과 김종두님이 큰소리로 불러주는 덕분에 속칭 알바를 할뻔한 위기를 모면한다.
이 글을 빌려 고마움을 전한다...선두권으로 달리던 박중현님은 이곳에서 직진하는 바람에 결국은 달린 거리는 우리보다 더 많으면서도 레이스를 포기하는 아름다운 불상사(?)를 저지르고 만다.

볼일을 보고나니 더부룩하던 배도 편안해지고, 손이 몹시 시려울 정도로 새벽 찬공기임에도 너무 신선한 보은골 공기를 마시니 너무나도 속이 편안해지고 서서히 발이 가벼워지며 점점 속도가 붙는다.
어둡다보니 11.4키로 지점에 있다는 정이품송의 부인 정부인송 소나무도 못보고 지나쳐 버린다.
13키로 지점 삼가터널까지 약간 지루하게 오르막을 오르니 삼가터널이 나오고, 약 700미터의 터널을 빠져나와 만수계곡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우측에 비룡저수지를 따라 달리는 이 길은 차한대도 다니지 않는 시골길로, 훤하지 않은 어두운 새벽에 달림이 아쉬울 뿐이다.
어둠속임에도 뿌연 달빛으로 보이는 우측의 저수지와 뒤의 속리산자락이 어우러진 정경은 저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시간을 내어 이 대회에 참가한 우리들만이 느낄 수 있는 너무나도 황홀한 느낌이다.
2003년 충주호 100마일런 처녀주때 충주호 아니 청풍호 정경이 주던 감탄사를 정말 오랫만에 뱉어 내어본다.

17.1키로 만수계곡입구 삼거리에서 충북알프스 방향으로 우회전...진총무가 주로 안내를 하면서 사진을 찍어준다.
18.6키로 삼가초등학교 부근에서 성기형님이 주신 뜨거운 커피는 추운 새벽에 맛보는 너무나도 고마운 영양음료이다.
서서히 주변이 훤해진다...핸드폰 시계를 보니 6시 20분을 가리킨다...점멸등도 꺼버리고 주위 경관을 살펴보며 조금 걸어본다.
20키로 지점 표지판은 여기부터 경상북도(상주시 화남면)임을 가리킨다.
21.3키로 지점 삼거리에서 상주 화북방향으로 우회전하니 앞서가던 세분을 발견한다.
무모한 도전장을 던진 대학생 두친구를 만난다...하프 한번 뛰어봤다는데 벌써 하프거리를 왔으니 이제부터는 그 두친구는 인생에 새로운 역사를 써가게 되는 것이리라.

약간 오르막길...일명 장고개...정상이 23키로 지점...이후 내리막길을 기어풀린 자동차처럼 쏜살같이 밟아대니 24.6키로지점 삼거리가 나온다.
화북, 동관방향으로 좌회전...권재랑 최광문님, 이광연님을 만난다.
25.9키로 지점...비재 정상으로 지금까지는 금강물이고 이곳부터는 낙동강물이라는데 주위를 살펴봐도 별 특이한 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종전 산위로 이어진 길을 파내고 터널을 놓는 공사중이었는데, 아마도 터널위로 잘려진 산길을 이어 주는 공사인가 보다.
일출시간이 넘으니 추위도 한결 가라앉고, 맑은 공기는 폐까지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27.5키로 지점 동관교차로에서 괴산방향으로 좌회전하여 갈령정상을 향해 달린다.
주로표에는 갈령정상이라 되어있는데, 이후 터널공사를 함으로써 우리는 갈령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좌측 밭에 처음보는 덩쿨밭이 있다...아무도 이게 무슨 밭인지 모른다.
조금 지나가니 오미자마을이란 표지판이 나오면서 이 밭이 오미자밭임을 확인하고,블루베리 밭도 지나친다.
몇년전 622 자원봉사중 문경새재 부근에서 오미자 막걸리를 마시면서, 상주, 문경, 보은쪽에 오미자가 유명하다고 하던 말이 기억난다.
조금 더가니 양쪽에 아름드리 소나무밭이 산재해 있고, 화북면 소재지를 지나니 38.5키로 지점 장암교차로에 도착한다.
이 글 서두에 잠깐 언급한 세희공주와 김종서의 자손이 보은골에서 자리잡고 자식들을 낳고 살다가,
훗날 세조가 피부병 치료차 이곳에 들러 우연히 본 어린아이가 자기 딸인 세희공주와 너무나도 닮은 모습에 포졸들을 풀어 이를 찾았으나,
세희공주 일가족은 속리산을 넘어 이곳 상주 화북면으로 피신해 살았다는 곳이다.
이곳은 문장대로 올라가는 길과 갈라지는 곳...보은마라톤 동호회 회장님 이하 많은 분이 나오셔서 컵라면과 김밥, 뜨거운 오미자차를 제공해 주시고
가는 길에 먹으라고 바나나와 쵸코파이, 오미자까지 주신다.
이 고마움을 어덯게 갚아야 하나...진총무 술값좀 들겠구만.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100키로 뛰는거야 언제라도 할 수 있는거라고 판단하고, 우리는 좌회전하여 문장대방향으로 향한다.



멀리서 보이는 웅장한 자태의 속리산 자락은 눈에 덮여 하얗게 나의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느낌이다.





약 1.5키로를 지나니 40.2키로지점 국립공원관리공단 화북탐방지원센타가 나오고, 여기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시계는 9시 20분을 가리키고 있다.
관광버스 몇대가 내려놓은 산악회원 일행이 앞길을 막아 속도는 나지 않지만 사이사이로 빠져 나가 힘들지만 오르막길을 치고 나간다.
정상에 가까울수록 눈이 쌓여 있어 미끄럽다.
아이젠이 필요없다는 진총무의 뻥에 속았지만 그래도 맑은 공기 마시는 산행은 언제나 즐겁다.
드디어 문장대 표지판이 나와 기념촬영 몇장 찰칵...다시 정상까지 수십계단을 오르는데, 성기형님과 최철호님이 내려온다.
엊저녁 안보이던 제천 이범식님이 새벽에 오셔서 합류하여 정상에서 만나고,
반팔 반바지의 윤범털은 산에 오른 아줌마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다.
우리 일행인 김경순님은 개털이다...범털...갱순이 신경좀 써줘.

내리막 중간 주막에 들러 막걸리 두잔...조그만 사발 하나에 만원, 어묵 한꼬쟁이에 천원씩 받는 폭리.
그래도 멋지지 아니한가...이 산에서 마시는 한잔의 탁배기의 맛.
세심정을 지나 법주사를 경유하여 시외버스터미날 옆 골인점에 도착하니 진총무와 박중현님이 기념촬영을 해주며 멋진 오늘 레이스의 휘날레를 장식한다.







이호식당에 도착하여 함께한 일행들과 올갱이해장국에 반주를 곁들인다.
오늘 행사를 주최해 주신 모든 분들...회장님 이하 특히 진총무님과 성기형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족...
1. 오늘 무모한 도전장을 내밀었음에도 완주에 성공한 젊은 피 두분께 찬사를 보냅니다.
2. 떡과 야쿠르트로 중간 허기를 달래게 해주신 회장님 감사합니다.
3. 과메기를 제공해주신 김종두님 감사합니다.
4. 닭도리탕, 김치찌개, 막걸리말통까지 준비해주신 진총무님 사모님 류여사님 감사합니다.
5. 보은마라톤 회장님 이하 모든 분 감사합니다.
6. 우리의 호프 이승근님과 나머지 3분...100키로 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7. 성기형님이 2500키로 뛰란다고 뛰는 임권재 영웅님...다음에 술잔몰아주기할 때 술 많이 드리겠습니다.
8. 110일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21키로씩을 뛰며, 오늘 선두에 서서 뒷주자들을 오바페이스하게 만드신 최철호님 너무합니다.
9. 언급하지 않았지만 오늘 대회를 뛰신 모든 분들 고생하셨습니다.

괴산에서 뵙겠습니다.
졸필...죄송합니다.

?
  • ?
    운영자 2014.02.24 09:47
    술 마시고 왔으면 나머지 빨리 써~~
    문장대 꼭대기서 사진찌근거 있으면 올리고~
  • ?
    김성기 2014.02.24 09:47
    우리 일주팀에는 대 문장가가 두분있는데
    그런데 두분의 공통점은
    ~~~~~~~@$@%^&@ 애~~~~주~~~~~가 @$%^&#$%%@
  • ?
    주태배기 2014.02.24 10:43
    글만 올리니 좀 삭막합니다.
    사진찍어놓은 거 있으면 누구든 첨부하여 주시면 감사...비밀번호는 1111입니다.
  • ?
    탄야 2014.02.24 11:30
    어젯저녁, 권재 형님과 저녁을 함께하면서 완주담을 들었는데
    교주님의 완주기를 읽자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와 웃음도나고, 적쟎히 약도오르는군요.
    그 좋은 곳을 못갔습니다.
  • ?
    吾馬主 2014.02.24 14:18
    탄야,, 안되겄다.. 배도 아프고 열도 받는다..
    담달에는 괴산에 꼭 가자..
    닭도리탕에 과메기에 막걸리 말통으로 마셨다 하니..
    회장님께 산삼베리주 좀 부탁하여 뿅가리 상태에서 괴산 구곡 절경을 신선되어 뛰어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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