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봄산에서 본능을 점검하다.

봄산에 들었다.

서울국제 마라톤 증계를 본다.
한때는 마라톤중계를 가장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땐 경주에서 였다. "장도"라고 쓰인 봉투에 국장님이 봉투를 주시고 결려하셨다. 1997년 난생처음 뛰어봤던  마라톤이라는 스포츠!
풀마스터즈 1,100여명 52등. 지금은 3만명이 뛰는 듯. 지금은 그 성적으로는 몇 등쯤? 그후 2차례를 뛰고.. 춘천을 뛰고 이곳저곳을 뛰다 2002년부터 울트라를 뛰었다. 그 이후론 공식적 풀 대회를 뛴 적이 없다. 굳이 뻐꾸기로 뛰고싶지도 않고. 아예 작정하는 울트라대회를 위해 훈련주로 뛰면 모를까..  

도시개발공사 소속 엘리트 여선수와 30키로 각축을 벌였던 희미한 기억 한 조각. 경주역 부근 무슨 왕릉까지 걷다 뛰다 5시간내만 골인해라. 회사가서 망신당하지않게.  
4.18 기념 수유리까지 매년.. 고교 때는 여의도 윤중제 한바퀴를 학년별 합동 체육시간에면 꼭 등수였던. 중학때는 3년을 굴레방다리에서 만리동 봉학산 자리잡은 학교를 등하교했던 덕분인지도. 중계를 본다. 저 수많은 사람들중 울트라라마라톤을 접하는 이들은 극소수이다. 그만큼 힘드는 운동이나보다. 즐기는 울트라 파급을 표방하며 사단법인을 출범시켰음에도 아직은 겨우 100여명이다.
도서관을 가려다 슬그머니 산으로 향한다.

어디갔지? 연녹색 얇은 윈드브레이크가 보이질 않는다. 결국 옷장 구석에서 겨우 찿아 걸친다.

허걱, 너무나 덥다. 그래도 산에들면 추울까봐 내복을 상하로 입었다.
들머리에서 채 100미터도 안가 옷을 하나씩 벗어버렸다. 2년 가까이 본격적 운동 태부족의 탓이 크지만 몸무게가 10키로나 늘어난 탓도 크다. 아니다. 강인한 정신력,인내로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한 그간의 술과 담배탓.
하의 내복은 겨우내내 롱타이즈였다. 더 가볍고 얇고 보온성과 수축력이 좋아서이다. 조금더 오르니 능선이다. 아,상쾌해 얼마만이냐.바람이 훅 불어온다.낙엽깔린 능선은 쿠션도 좋다. 산성비로 썩지않는 가을 낙엽의 수북함 탓일지도.
그래 바로 이거야.. 아예 러닝화도 벗어버리자. 효과2배. 땀이 주르륵 흐른다. 세포돌기들을 각성시키며 본능을 찿아보자.
다시금 불붙어야 할 텐데 몸도 상황도 그러하다.

오랜만에 두리봉,곤두레봉 코스를 타보자. 이쪽은 보름전 뛰어본 시 경계 이배재- 직동콕스보다 보다 더 호젓하다. 보통골 들머리. 일년내내 형식적으로 놓여있는 줄 알았더니 산불조심 초소 지킴이가 라디오를 듣고 있다. 개 한 마리와 함께. 컹컹지으니 일루와 이노므스끼. 조용히 해..  

휫~쫑,휫~쫑 우는 새소리들으며 산을 오르는데 아이고, 왜 이래도 힘드냐. 서너개 언덕을 훌쩍 뛰어넘었건만 그간의 나태함은 거짓이 없다.
덥기도 하네..  어휴 힘들어. 눈이 움튼 생강나무 가지엔 꽃망울이 내일이라도 터질 듯 노랗게 몽아리져 있다.  

지난 주 봄비로  우산이끼 푸르름이 확연하다. 참솔과 전나목 군락 푸르름이 2주전보다 더욱 밝다.
산에 깃든 모든 식생들은 저마다의 섭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왕기봉. 불당골코스로 접어든다. 늦가을이후 처음이다. 2주전 이배재.태재쪽 광주 직동 시경계코스보다  호젓하고 사람적은 코스.
어쩌다 만나는 이와는 안녕하세요하고 절로 나오게 한다. 모터바이크족들 막는 가로 고목들이 곳곳에 쌓여있는 곳을 폴짝 뛰어넘어 달려본다.

물에 끓여 먹으려 생강나무 가지 몇 개를 꺾어 배낭에 구겨넣는다.
넓은 목제널상. 담배를 입에 물다 그냥 뚝 꺾어 버린다. 벌렁 누워 핸드폰을 켜니 후배 전화가 한 통 와 있다.
문자로 처리. 나,산에 왔으니 담에 전화하자. 바로 밑 약수터로 내려가 벌컥들이킨후 생수병 2개에 물을 채운다. 곰솔 분재와 지난주 구한 돌단풍에 줄 약숫물.

산에 깃들면 까마귀소리 조차 반갑다.
가랑잎 사이로 소나무,잣나무 일년생들이 고개를 뾰족 내밀고 있다.
왼쪽 불당골쪽 기슭 풍수가 점지한 봉분 잔디는 봄볕 잘 받는 덕에 곧 푸른색을 발현할 기운이 역력하다.  

수평으로 늘어뜨려 커가는 소나무를 지난 가을에 Y자 받침목해줬건만 쓰러져 거의 눕혀져 있다. 다시 받쳐주고 오른다.
이곳은 억새가 많은 지점이다. 각종 산악회 리본이 휘날리는 능선에 봄바람이 강하게 분다.
두리봉 지나 청룡봉 오르는 깔끄막. 헉헉,어휴 힘들어.. 술도 끊어야지. 아냐, 절주로 변경.

청룡봉 바로밑 가파른 언덕을 오르며 망가진 몸에 대한 후회막급.
봉우리 오르니 할아버지 한 분이 지팡이에 소나무옆 너른바위에 걸터앉아계신다.
어디서 오슈? 일부러 말을 건내신다. 건강하다느니, 어디로 내려가느냐... 아무도 없는 곳. 말벗 그리운 외로운 노인들의 초상이다.
녜....어디사시는데 여기까지..? 응, 나는 저 밑 동네 살어,이사온 지 얼마안돼서 매일 일루다 산책 나와... 예, 건강하십쇼.

군두레봉. 두 중년이 소나무 등걸에 기대어 모자 눌러쓰고 산행의 피로푸느라 잠을 자고 있다. 필시 일주일간의 피로를 풀고 있을지도.
청룡봉으로 회귀.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랴간다.
막노동하며 나의 손을 거쳐간 빌라촌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갑작스레 우울해지고 착잡하다.

소나무 재선충 박멸작업. 베어진 큰 소나무들 밑둥 나이테를 보니 구멍이 숭숭나있다. 베어진 소나무를 훈증시키는 녹색무덤군이 여기저기 괴기스럽다.

다 내려오니 밀양박씨 덕우재사당. 건너편에 목현리 신일아파트.

오랫만에 산을 뛰는 흉내를 냈다.
산에 들면 뛰려는 버릇이 있다.
코스 좋은 곳은 맨발로 마구 뛰기도 하며..그저 조금은 경건히 아니 무념무상으로 산에 깃들고 싶으나 험한 곳을 제외하곤 마구 뛰는 흉내를 내본 하루였다. 본능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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