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흰 팥배꽃 그늘 목벤취 누워 산도화를 그리워함.

5월이다.
일년중 눈으로 온몸으로 계절의 베풂을 한껏 누리기에 최적이기도 하거니와  
살아감의 숙연으로 주위와의 관계속에서 자신의 본분을 확인해 보는.  

지난주 토요일.
2년여만에 만난 중학 동창녀석 둘과 삼각산에 오른다. 년전만해도 불광동이나 연신내 녹번동에서 북한산 종주능선을 타 우이동으로 다시금 내려와 옆 도봉산 사패산까지 들른후 송추로 내려오곤 했건만.  오산종주 시절 그리움은 무론이되 옛날의 추억이 될까 두렵다. 한 녀석은 수년전에 지리 화대종주를 함께 할 만큼 기본은 있는 친구인 반면 한 녀석은 벌써 무릎 타령하며 최단,최고 수월한 코스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야, 너 수방사 33나온거 맞어...?  내심으론 그래, 나 또한 마찬가지다.

경복궁역에서 만나 구기동으로 접어든다. 겨울을 녹인 계곡물이 보기좋게 흐르고  버들치들이 노닐고 있다. 이곳 또한 얼마만이냐.  도심 최단코스 북한산행 코스이련만초입부터 대남문까지 쉬지않고 박차오르던 때가 그립기만 하다. 지금은 목데크로 다 깔려버린.. . 야, 살좀 빼자.. 김밥은 두줄만.. 오이, 장수막걸리 2병. 3병 사자..? 야 ,무거워... 웬일이니 니가..?
눈을 흘기는 두 녀석. 정신없이 준비해 나오다보니 기껏 배낭이랄 것도 없는 쥐꼬리만한 러닝백을 달랑 걸치고 나온 탓. 야, 이 배낭은 들어갈 곳도 없어 임마..

한 녀석은 방울토마토, 쵸코릿,비스켓, 바나나,달갈 등등..많이도 챙겨왔다. 맑은 계곡물 버들치 구경에 눈이 시원해 진다. 계곡초입에 들어서자 마자 승가사쪽으로 꺾는다. 괜시리 목데크가 싫다. 많은 상춘객으로  종주능선은 아예 일찌감치 포기하자. 미리 가까운 응봉코스를 염두에 둔다.

진달래가 만발했다. 산벚은 지기 시작하고 대신 산철쭉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맑고 찬 계곡물에 덜 깬 술기운을 거칠게 씻어낸다. 마침 헛개열매를 달인 물을 가져온 친구의 생수병을 가로채 반을 벌컥거린다.  야, 우리 무거우니 여기서 일차로 처치하고 가자.  삼총사랍시며 밤늦게 운동장에서 플라스틱 수류탄 던지고 1000미터 대비 운동장을 헥헥거리며 체력장 준비하던,너나없이 간난하되 꿈많던 학창시절.
고교형들 눈치보며 늦은 시각까지 자리차지하고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옛시절도 이야기하며. 장발의 젋은 시절의 로망도 되돌이켜보며.

수방사출신 녀석이 옛 군시절 이야기를 안주로 내놓는다. 또 한 녀석의 지리종주때 생고생한 이야기로 키득거리며.
일단 무게 나가는 달걀과 먹걸리부터 빨랑 없애자.. 사과,배가 없기에 다행이다. 킥킥거리며 거친 농을 스스럼없이 주고받는다. 몇 잔의 막걸리에  세명 모두 불콰해지며 지난 세월을 섧어워한다. 한 떨기 솔바람이 우리들의 세월속에 묻혀도 되는 지 묻고 지나간다.

사모바위. 행락객들로 북적인다. 기념사진 한 장후 벗어날 요량으로 얼른 응봉능선을 탄다.  야, 벌써 배고프다. 소나무 몸피에 등 기대며 김밥과 막걸리를 매치시킨다. 오이도 똑깍 분질러 어기적거리며.

오른쪽의 의상능선을 병풍이듯 배경으로 세 명의 한 시절을 사진 한 장에 담는다. 표현할 수 조차 없는 아름다운 소리로 새들이 신나게 우지진다.
이토록 기막힌 기후에 흥겨움은 날짐승들이나 사람이나 매 한가지인듯.

야, 삼천사  계곡쪽으로 내려가자. 하산길.  청솔잎과 진달래 따 넙죽접죽 먹으며... 진달래와 산철죽을 헷갈려하는 맹투성이 친구들이다. 녀석들은 이 코스가 처음인지라  앞장을 서건만 아뿔싸, 바로 옆 진관사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되돌아 오른쪽 삼천사계곡 들머리로 겨우 인도. 수년만에 와보는 삼천사계곡. 참 수십여차레 많이도 뛰어오르던 곳인데. 매표소옆 방치되다시피하던 민불 석상은 보이질 않는다.
농원 임시 관리소인 듯 허름한 비닐하우스입구 양옆의 떡허니 다리잡은 두꺼비 석물이 예사롭지 않아 한번 쓰다듬어 본다. 퉁방울 눈이 연꽃잎만 하다. 북한산 둘레길 제9구간이란다. 140여키로나 된다하여 맘에 품고 있었건만 언감생심.  

계곡에서 발이나 담그고 가자.
계곡 갯버들 밑 그늘을 점령한 이들.  산벚꽃 떨어져 맴돌고 있는 물가에 발을 담근다. 아,저려오는 감각, 살아감의 행복이려니..  진관사 입구. 언제 이렇게 변해버렸나. 개긋이 포장된 입구가 되려 낯설다.
기자촌은 아예 사라지고 재개발로 어지럽다. 참 저쪽으로 많이 오르내렷는데. 모든게 회억이 되어버린 시간의 흐름이 새삼 두렵다. 은평뉴타운 정류장.
충무로행. 인현시장. 통나무집은 문닫혀있고 바로 옆 해장국집에 들려 두 달후를 기약한다.

- 일요일. 동네 야산속으로.. 아니 저 꽃이 대관절 무슨 꽃이렸다..?
산 전체를 아우르는 듯한 꽃!
아, 화사한 연분홍 산도화. 목월이 노래한 그 개복숭아꽃이려니. 개복숭. 이또한 이젠 그 열매 좋다하여 예전엔 쳐다보지도 않던 개복숭아. 곳곳에 팽개쳐있듯해도 저토록 이쁜 꽃을 피워낼줄이야..
갓 올라온 찔레순 몇마디 분질러 어석거리며 산허리를 맴돈다.

- 산벚은 진 지 오래고 지난 주 일요일 본 산도화가 내심 그리워 다시금 산에 든다.
  아...!
산도화들이 죄다 지고 보이질 않는다.  일주일만이건만. 아쉬움속에  양말을 벗는다. 산길을 뛰어본다. 순간이다. 악.., 빌어먹을 돌부리를 용감하게도 것어찬 모양이다. 왼쪽 중간 발톱이 찟어지고 피가 맺힌다.

인부들이 곳곳의 산길코스 길섶에 구렁텅이를 미리 파놓고 이팝나무 하나씩을 어깨에 걸쳐메고 힘겹게 운반하고 있다. 발톱을 한번 쳐다본다.
(....) 연못의 갯버들 그늘과 메자기, 창포사이를 유영하는 올챙이들은 지난 주 보다 조금 더 커져 있다.

지난 가을 마구 심어놓은 솔들은 요행히 다들 겨울을 이겨내고 새순을 불쑥 솟아내 요행히 자리잡고 있다. 곳곳의 조성해 놓은 철쭉꽃들의 칼라가 화려하다.  라일락 향도 진지 오래고 이팝나무 흰꽃이이 명지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산기슭 팥배나무 군락. 희디 희고 귀여운 팥배꽃이 앙증맞다. 목 벤취있어 누워 연녹색 나뭇잎들 사이로 하늘을 우러러 본다. 숨을 크게 들이켜 본다. 좀 전에 꺾어 씹은 찔레순 향이 입가에 아직도 헛헛하다. 지난 주만 해도 화사하게 피워 산 전체 색깔을 아우렀던 산도화. 아쉽기만 하다. 새삼 화무십일홍임을 절감해본다.

잠시 눈을 감아본다. 어디선가 꾀꼬리 소리가 들리는 듯.  따라락 따르르르르륵 따라락... 쇠딱따구리가 고사목 등걸을 마구 쪼아대고 있었다. 송화가 맺히기 시작했다. 어느덧 풋버찌가 나뭇잎밑에 대롱거리고 있었다. 곧 아카시아향이 하늘을 춤추리라. 그때쯤이면 뻐꾸기도 울리라.
뻒국~ 뻐뻑꾹~ 뻒국... 모든 게 데자뷔일지도 . 작년의 그 뻐꾸기 울음이듯. 환청이든 환영이든 삶은 정녕 몇 편의 데쟈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며 벤취에 누인 몸을 힘겹게 일으켜본다.

사방공사의 물길내느라 석축쌓기가 한창이다.
곧 장마가 오고 여름이 오리라.  잠깐의 봄이 지나갔듯 그렇게 여름이 오고 지리한 장대비와 폭우 찌는 듯한 여름날은 지속되리라.

내일이면 지난주 성기형님이 구해온 그 귀한 진짜배기 진도홍주를 먹을 수 있을까나.. 수요일 이후 금주였으니 내일은 귀한 술 몇 잔만 해볼까..
본격적인 장마비 오기 전 굳어있던 몸을 되찿아야만 할 터. 우중주를 즐기면 된다손 치드라도..

떨어져 봄바람결 사라진 연분홍 산도화보다 붉디붉은 진홍빛 진도홍주로 서러움을 달래보리라. 후제 기억될 진도홍주만큼의 진한 한 토막 추억을 위해..!
오늘이 입하라고 한다. 흔들림없이 뜨거움으로 살아갈 일이다. 산 한바퀴를 돎에 예전의 두배가 소요되었다. 아마도 불어나고 망가진 몸탓이기도 하지만 이즈음의 푸르름과 화사한 꽃들에 시선 뺏겨 속도죽인 발걸음 탓이었으리라.


?
  • ?
    김성기 2012.05.05 19:53
    천금산씨 내가문자 보낸것 빨리 보고 답장주세요.....

    왜! 전화 안받는 당께!
  • ?
    김규형 2012.05.05 21:42
    아, 형님..
    "천금산"은 김제에 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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