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불사춘주    왕소군


퇴근무렵의 금요일 저녁은 머리가 상쾌해지고 흥이나야 하나 정녕 그러하질 못하다.
친한 이가 논문을 좀 교정해달라기에 어제에 이어 오늘도 회사에 나와 노트북에 앉았다.

봄비 그친 후의 토요일 날씨는 기막히건만.. 오늘같은 날에 심연깊은 곳에서 탈출하여 어디론가 멀리멀리 내달리고 싶건만.  

금요일 퇴근무렵.
드르륵,띵동 ... 문자가 온 모양.
“선배, 지금 어디심? 지금 회사들어감. 한강다리 건너고 잇슴.. 좀 막힙니다.  봄비 오시니 일잔을 모색하심이?? ..동지 규합요망^^ “
같은 퇴근길 방향의 후배차장."나, 아직 회사.."   ”그려..“ 금요일인지라 주당규합에 실패. 단 둘이 늦게 오징어무침에 맥쏘를 격하게 주조하여 단 둘이 수작한다.
이내 세상과 나라를 걱정하다 오징어밑 들깻잎이 접시바닥에 다 드러날 무렵 국회의원과 아이들 커가는 얘기,신변잡기가 안주로 등장한다.

얼굴들이 불콰해지고 혀가 약간 흐느적거릴 무렵 샐러리맨의 애환과 앞날에 대한 걱정이 시작된다. 약간의 흥분과 체념, 비분강개와 억지까지 버무려진..  아쉬움에 한 잔 더를 외치며 어깨동무 하며 봄비를 맞는다.  옆 단지 호프집으로 갈지자 횡행하며 걸음을 옮긴다. 반건 오징어 한마리에 누드땅콩알 몇알을 질겅질겅 씹는다." 여기 병맥주,수주 한 병 더 주세요, 담배도 있으믄 몇 가치좀 빌립시다. ."
후배는 갑자기 볼펜을 꺼내더니 답배갑 속 은박지에 일필휘지한다. 한문학 전공인 그 답게 취중임에도 휘두른 오언구절이 그럴싸하다.    
  
중국역사상  4대 미녀, 한나라 원제의 궁녀였던 王昭君이 오랑케에게 끌려간 자기신세를 한탄하며 서러히 읊은 절창이다.
참으로 오랫만에 접하는 싯귀.
" 너무 힘들어 하지 마세요. 사는게 정녕 그렇한 것 아니겠어요..? 인내하시면 좋은 일 있을겝니다. 저도 여러모로 심란하기 그지 없습니다"
(.....)


胡地無花草 (호지무화초)   오랑께 땅엔 꽃과 풀이 없고

春來不似春 (춘래부사춘)   끌러온 이 몸 에겐 봄이 와도 봄 같이 않내.

自然衣帶緩 (자연의대완)   가꿀 일 없으니 자연히  옷 허리띠가 느슨해지고

非是爲腰身 (비시위요신)   이는 잘록한 몸매 보이기 위함 더욱 아니라네.



토,일요일 양 이틀간의 연속된 논문교정이 끝나간다. 숙취의 잔재로 침침한 눈의 피로로 하루면 끝날일이 이틀이나 걸렸다.
어, 오늘도 나오셨어.?!
오늘 동마 행사지원나갔던 선배가 회사엘 잠간들렸다. 어제도 행사준비로 나오시더니.  어때요? 기록 좀 나왔어요..? 날씨가 기막힌데.. 한국대회신기록나왔어요. 근데 왕 부장은 뭐해요..??  양 이틀간.. 이 좋은 날씨에..
스트레스 풀러 한바탕 운동하러나 가시지..  (....)  "근데, 왜 왕부장은 동마를 안뛰는거요..? 회사 체육대회 그 다음해 97년,98년  몇차례 뛰고는 동마뛰었다는 소식을 못들었어요..??!"  
"참, 왕부장은 풀은 재미없죠..??"  (...)
"힘내시고요..좋릉 소식있을거요.."    " 네, 선배 고마워요.."

봄비오는 그날..
잃어버린 우산을 찿고싶건만..
그래, 봄비 그치면 우산이 필요없을 지도 모른다.
정녕 제대로의 봄이 올라치면..!
?
  • ?
    운영자 2012.03.18 13:08
    요즘 왕소군님의 심정이 춘래불사춘이시겠지요
    힘내시고 화이팅하세요
    왕소군님의 초상화를 개떡같이 그린 환쟁이의 모가지가 달랑 날아갔는데~~~
    현실에서도 그렇게 되고~~~~~~
    이 봄이 가고 여름이 오기전에
    양제께서 소군님을 다시 중원으로 부르실 겁니다.
    홧~팅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사)대한민국일주 2019년 먼길뛰기대회 안내 2 운영자 2019.02.11 1052
공지 회비납부를 부탁드립니다. 8 미인대칭 2018.09.08 878
2447 六月抒情에 보내버린 悔恨3. 들본뫼 2011.06.28 6658
» 不似春酒 1 王昭君 2012.03.18 6194
2445 힘들었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고성 울트라 3 운영자2 2017.02.20 1348
2444 흰 팥배꽃 그늘 목벤취 누워 산도화를 그리워함. 2 개복숭꽃 2012.05.05 6934
2443 희소식 하나..!!! 2 백태산 2013.10.02 5646
2442 희망기부금 기부자명단 미인대칭 2019.08.26 87
2441 흐린날 미사일 강영석 2011.06.24 6928
2440 훈련에 참고가 될듯하여 퍼왔습니다. 운영자 2010.11.24 6900
2439 후원계약 체결상황 보고 운영자 2007.08.29 8306
2438 후원 및 내남대루 구간 신청 상황입니다. 운영자 2016.09.04 1091
2437 후다닥 지리산! 4 조완곤 2012.11.08 6299
2436 효도폰 사진입니다. 모든분들 고맙고 감사합니다. 5 윤범식 2012.10.21 5972
2435 횡설 수설 운영자 2012.06.01 6052
2434 횡단기연재7(귀신우는 태기산) 진장환 2006.12.13 9388
2433 횡단기연재 5(경포대의 푸른바다) 진장환 2006.12.18 8934
2432 횡단기 연재 4 (여명의 강화대교) 진장환 2006.12.04 9506
2431 횡단기 연재 2 (왕방산 산도깨비 놀래키기) 진장환 2006.11.30 9520
2430 횡단기 연재 진장환 2006.11.30 9103
2429 횡단기 6(용문산의 소 울음소리) 진장환 2006.12.11 9201
2428 회원가입을 신청합니다 김광복 2007.08.08 73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3 Next
/ 123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