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六月抒情에 보내버린 悔恨3.
                                                                                                                                                                2011. 6/18(토)

이를테면 이러한 것들이다. 휴일의 자유로움을 헷갈리게 하는 백색소음들이란. 착잡함을 떨구려 산에 깃들었건만.

귓바퀴 언저리에서 윙윙거리며 땀냄새를 좇는 파리의 날개짓소리에 숲속은 고요함은 더하다. 휴일인데도 사람한 명 보이질 않는다. 별로 사람없는 코스로 들어온 탓도 있으리라. 한 낮인데도 조금은 어두침침한 녹음. 보름만이다.
뻐꾹 뻐꾹 뻐뻐꾹 한국인의 유전자에 흐르는 애잔함의 극치일지도. 이때 즈음의 수천년 힘든 보리고개 넘었던 힘듦에서 비롯된 정한이런가..

누구앞에서 까불고 있어..하듯 까악까악 까마귀의 무게잡는 소리가 공허하다. 조용하다 싶더니 갑자기 꿔궝꿩꿩..봄날은 갔지만 나도 이 산에 지분이 있다는 듯 텃세를 부리는 산꿩. 꿩울음에 놀랐는 지 청서새끼 한 마리가 똥빠지게 잣나무를 치오른다.

공허함의 극치는 하늘의 군용비행기 기계음이다. 구~우웅 구루우웅~위이잉~  ( ... ) 기분이 묘하다. 이러한 소리들을 여유로운 시간속, 온전히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

몇 달간 멍하니 보낸 것 같다. 발제한 기획안이 최종 채택되지 못했다. 거의 될것으로 확신했건만. 오히려 주위에서 서둘렀던 건인데...시간상 촉박한 탓이라 하건만.
울화가 치민다. 다른 건을 궁리해야할 상황. 머리가 무겁다.
내일은 쉬는 날인데도 어젯밤 잠을 못잤다. 며칠 전의 폭주탓도 있지만..

산들머리. 개망초가 무리지어 피어있다. 향기또한 제법이다. 귀화식물치곤 정착에 성공한..애기국화라고 어떤 꼬마가 말하던.

스트레스와 바쁨, 인내,한 잔 마심의 뒤범벅속에서.
하산하여 머리털이나 팍 짧게 쳐버려야겠다 생각하며 신발을 벗고 맨발로 솔밭길을 걸어본다. 토요일인데..점심때도 지났는데..? 연평도,천안함이후 훈련이 강화되었다던데. 저 너머에서 군부대 군가소리가 우렁차다. 높은 산 깊은골, 적막한 산하~

작년 이맘때쯤엔 매주간격으로 100키로 대회를 꼬박 뛰고 지리 화대종주,성삼재~중산리를 한달간격으로 타고.. 5산종주, 그리고 13산 종주,일주팀과 이것저곳을 많이도 달렸건만..  이렇게 야산속만 헤집고 맴돌기만 할것인가..

슈퍼에서 팩우유 소짜를 하나 마시고. 아마도 오늘 또한  이 산,저 건너 산 마구 헤집고 다니면 저혈당으로 어질어질 할 것이다. 자문해 본다. 혹시 그러한 힘듦을 즐기는건 아니겠지..? 몸에 지닌건 아무것도 없다. 버찌도 있고 약수물도 있는데 뭐..

길섶 빨간 뱀딸기가 이쁘다. 사당옆 쇄락한 재래마을 4~5집.텃밭엔 변강쇠 육두이듯 흰 파꽃 봉우리는 지고 없다. 한줄기 밤꽃향이 초여름 한낮의 바람결을 즐기고 있다. 도로와 접한 논들엔 물들이 출렁이고 오리2마리와 해오라기가 깃들어 있다.

수류탄교장옆. 매번 걸터앉아 다리쉼하던 참나무밑 목제탄약통은 보이질 않는다. 건너편 집결지 행동 교장 마사토 푸대에 엉덩이를 걸친다. 길섶 산딸기는 아직 여물지 않았다. 아기진달래를 휘감은 덩굴을 제거해준다. 자연은 자연그대로 놔둬야 하는데.
탐화봉접-오랑캐꽃샘을 탐닉하는 흰나비를 쫓아내곤 킁킁거리며 꽃향을 맡아본다. 진한 자홍빛과는 달리 약한 플로라향이 은은하다.

논물 고인 둠벙하나. 올챙이 수백여마리가 꼬무락거리고 있다. 늬들은 아직도 올챙이니.. 오, 하늘색 말잠자리떼가 난무하고 있다. 수 천마리 지리산 형제봉 짱아떼가 생각난다. 올 여름도 엡솔루트 보드카 한 병 차고 친구녀석과  함께 그 마루금, 터벅터벅  천상의 산책길을 거닐고 싶은데.. 이맘때면 대회에 나가 개구리 밤울음소리들으며 뛰던 호사를 누렸건만.

봉분옆 오솔길 입구. 벌써 나뭇가지며 초목들로 무성해져 있다. 그래도 짙은 숲향이 좋아 매번 놓치지 않고 들르는 코스. 보름전에도 그러했듯이 앞 가리는 나뭇가지들을 분질러가며 언덕끝까지 가다 되돌아 온다. 오솔길 따라 잘 관리된 봉분들을 보며 그 후손들의 추원보본이 가상하고 부럽다.

수류탄훈련장옆 전원주택단지 설명회.
작년부터 겨우 대여섯채만 있더니 떨이하려는듯 대대적으로 홍보작전을 펴는 듯.
엉..? 도로옆 잡풀과 리기다송 무성한 곳까지 깎아내려 붉은 비닐노끈으로 구획을 구별해 놨다. 족히 40여 필지.
2년전만 해도 왼갖 쓰레기,폐자재로 언덕을 이루었던 곳인데.. 젊은 부부부터 중년부부,노인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손수 차를 몰고 접수안내를 받고 있다. 앰프에선 클래식이 흐르고. 하기야 좌우 뒤론 야산이요 앞으로는 논들이 펼쳐져있고 흐르는 시냇물 내려보이는 언덕배기일세라..풍수는 기막힌곳이다. 이젠 많은 이들이 아파트에서 흙밟고 사는 단독주택에서의 삶을 원하는 추세인듯.
그렇게라도 모색해보는 이들의 여유와 처지가 부럽다.

코너 구석집 좁고 긴 텃밭엔 대추묘목과 감나무가 20여 그루 심어져 있고 그 사이 사이 웅덩이엔 호박잎이 짙푸르다. 농수로 위 걸쳐진 천공 철판을 건너 유격장 샛길로.. 밭이랑의 고구마잎과 마늘잎이 짙어가고 있다. 그 집 지붕색만 보면 가슴에 울렁증이 생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에게해변 집들의 지붕색.태양빛 아래 연주황색의.. 

국궁 활터옆 대여섯마지기 논. 보름전에도 본 중대백로 한 마리가  논물 가운데 호젓이 서 있다. 한껏 우아하게.. 가끔 모델 스텝이듯 껑충걸음 슬로우로..
바로 아랫녘 논, 쇠오리 2마리를 내려보며. 쟤들은 무슨 다리가 저리도 짧을까 생각할 지도. 논두렁 모퉁이 덤불 찔레꽃은 지고 그 아래 농수로물은 제법 불어나 쇠오리들이 태평을 즐기고 있다. 모가 춘란 키만큼 자라나 있다.연녹에서 진록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가을을 도모하며.

해는 쨍쨍거리고 아직 습하지는 않다. 캡을 걸치니 한결낫다. 그늘 한뼘이라도 구하며 뛰었던 이국에서 접은 도전이 떠올라 괴롭다. 정말 죽자살자 뛰며 수많은 준비를 했건만. 그래봤자 4개월여. 그래도 사생결단 큰 맘먹고 모든 걸 희생해가며. 30여년전 송곳니로 새끼손가락 짓씹으며 흘린 선혈로 쓴 “死生決斷” 액자를 본 후 비행기를 탔건만. 남사스런 출사표. 충격속에 쓰다만 분투기 퇴고를 팽개치고. 순간, 자기애련에 벌컥 눈물이 핑 돈다. 육두문자를 스스로에 매기며.. 울지마 섀꺄.. 자기학대인지. 값싼 센티인지. 언젠가는 다시 가리라.

씩씩거리며 속도를 내본다. 아니야. 격하게 살지말자. 느긋이 차분히 살아보자. 되돌아 오는 길. 분양단지옆 텃밭 앵두 몇 알을 따먹어본다. 아마 20년만에 먹어보는듯한. 아주아주 어렸을 적, 시골가면 할머니가 펌프물 받아 앵두화채 먹여주시던 생각을 해보며. 늙으막 누추하되 땅밟고 살게되면 마당에 앵두도 심으리라. 심심풀이 버찌도 따먹으며. 낙동200땐가 광주~대구땐가 하도 많이 따먹어 혓바닥이 짓푸렇게 변했던 기억.

너른 농원앞. 4월, 텃밭에 할아버지가 심었던 메타세콰이어와 느티,벚나무 묘목들이 녹색잎들을 부지런히 틔우고 있었다. 볼 때마다 조마조마했던 내가 반갑다. 밭이랑 흰 감자꽃은 이제 보이질 않는다.울트라하다보면 정자그늘밑 할머니들이 주시던 하지감자 얻어먹던 생각.
밭이랑 고구마 이파리는 진녹으로 검푸르게 번지고 있다.
흰 찔레꽃향도 진지 오래.

짙은 참나무숲. 시원타 못해 서늘하다. 캡을 벗는다. 내리쬐는 햇발은 짙은 숲속틈새로 틈입하며 녹색 스팩트럼을 보여준다. 녹색의 근원, 백색태양을 증명하려는 듯. 연녹,유녹,진녹,짙푸름,검푸른 갈뫼빛,연두..저 그린칼라들의 포근한 뉘앙스라니..슬그머니 신발을 벗는다.

어쩌다 보게되는 딱따구리는 오늘 보이질 않는다. 호이익,호익..뿅뾰뵹~호로롱 뾰뵹뿅뿅~호로롱,호이익 호익~ 그 자리를 메꾸는 이름모를 새가 아름다운 노래소리로 영접해준다. 아, 좋타... 활개를 한껏 펴 한떨기 심호흡으로 답례하며.  

작년 이맘때쯤 한달음에 박차 오르던 오르막길을 두차례나 쉬며 겨우 오른다. 헉~헉...
그래, 몸안에 있는 찌꺼기, 독소 다 빠져버려라.. 제발. 땀 짠내, 아니 지린내 날 정도로.

본격적 여름이다.
해가 길어졌다지만 저녁7시. 올 여름 첫 풀벌레소리. 찌르륵찌르륵~
서둘러 집으로. 습지의 갈대숲은 불쑥 솟아 건들거리고 있다. 아이들은 패트병에 물달팽이 몇 마리 잡고서  즐거워 하고 있다. 예전엔 풀밭 누룩뱀 스침을 보며 물장군,물방개,물땅땅이,땅강아지 잡아가며 아동들 자연학습을 시켰던 곳인데.. 한바탕 습지바닥 전체를 뒤집어 인위적으로 꾸민 곳인지라 얼마나 복원됐을라나.. 오리들이 날아들어와 노니는걸로 봐서는 그래도 많이 자리잡힌 듯.  7시간을 산속에서 뛰다걷다하다.


일요일.
어제의 무리함에 온 몸이 뻐근하다. 오늘은 작정하고 북쪽 임진의 물줄기를 보려했으나 여의치 않았음이다.

철망너머 북녘의 푸르름을 보고올까나.. 장단역 풀밭에 잠자다 옮겨놓은 철마의 거대한 쇳바퀴를 보러갈까.왠지 가슴 버거운 웅어리가 풀어지는 듯한 철륜의 묵언. 통일로 표석 틈새에서 겨우 뿌리내린 아기진달래도 보고싶건만. 매번 쓰다듬고 오는.. 흙 한줌,들깻묵 한 알을 기다릴지도 모를.. 올해는 한번도 만나보질 못했다. 강 흐름은 정체되어있을지도. 갑자기 가기가 싫다. 오늘은 거닐며 온전히 쉬어보자.

이른 오후. 참으로 오랜만에 묵직한 등산화를 걸친다.
산행들머리.
오랜만의 등산화를 질질끌듯 목데크를 밟는다. 오랫만에 보는 절집 마당은 잔디가 잘 심어져 있고 요사채도 황토와 목재로 새로이 지어 보기가 좋다. 개보수한 곳곳의 모습이 정갈하다. 포대화상의 위치도 조금 바뀌어 있는 듯. 대웅전옆 장독대 곳곳의 석부작도 볼만하다. 스님은 벌통을 점검하고 .. 음.. 불연듯 3년전인가 지리둘레길 개통되어 왕복으로 뛰어볼 때 부럽게 바라본 지리산 둘레길변 황토집들이 떠오른다.

솔밭코스까지만 가고 되돌아오는 길.  
헬리포터부근 싸리숲을 오랜만에 본다. 저 아래 배수지 언덕훈련코스도 굽어보며.. 7부능선 휘돌아 오는  길.
이두동체 목장승에 쓰인 글자. 地下歸路空手去.
녹음된 독경소리가 울려퍼진다. 절 옆 느티고목 등걸의 쾡뚫림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며.

습지는 초록천지다. 뚝버들과 갈대와 붓꽃 ,부들,창포가 앞다투어 저마다의 녹색을 자랑하고있다.
기차길따라 한참을 걸어보기도 하며..

시장통 미장원에서 어제 못한 이발을 짧게 친다. 머리를 짧게 깎는 이유를 묻는다. 젊은 남자미용사가
까다로운 스포츠머리형 주문에 한참을 힘들어했지만 제법 그럴싸하게 깎아놨다. 살짝 곱슬에 흰머리 많고 결이 좋아 숱만 죽여서 올백으로 넘기면 멋있을 것 같다고 한껏 맆서비스한다. 짧게 깎기가 힘들었다는 얘기이다. 머리를 감고 타준 여주인이 타준 냉커피를 마신다. 아, 개운타.. 값을 치루고 나오는데 뒤쪽에서 들려오는 여주인의 말, 다음달엔 꼭 염색하러 오세요.   ( ......)  

6시간을 온전히 산속과 그 기슭을 거닐기만 하다. 묵직한 등산화덕에 이것도 훈련일세라 기분이 좋다.
이천십일년 유월십구일이었다.      
                                                                                                                             佛哲走野.

  * 긁적거려놓은 회한2와 1은 서류더미 어디에 쳐박혀 있는 지 도통 찿지를 못한다. 사소한 것들로 회한은 여전하다..
    평상심,여래심을 찿아야 겠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천 70km먼길뛰기대회 결과보고 1 file 운영자 2019.08.26 221
공지 (사)대한민국일주 2019년 먼길뛰기대회 안내 2 운영자 2019.02.11 949
공지 미대륙횡단 먼길뛰기 참가 및 유라시아대륙횡단 후원 안내 2 file 운영자 2019.02.05 1141
공지 회비납부를 부탁드립니다. 8 미인대칭 2018.09.08 813
» 六月抒情에 보내버린 悔恨3. 들본뫼 2011.06.28 6651
2435 不似春酒 1 王昭君 2012.03.18 6191
2434 힘들었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고성 울트라 3 운영자2 2017.02.20 1345
2433 흰 팥배꽃 그늘 목벤취 누워 산도화를 그리워함. 2 개복숭꽃 2012.05.05 6916
2432 희소식 하나..!!! 2 백태산 2013.10.02 5630
2431 희망기부금 기부자명단 미인대칭 2019.08.26 70
2430 흐린날 미사일 강영석 2011.06.24 6920
2429 훈련에 참고가 될듯하여 퍼왔습니다. 운영자 2010.11.24 6896
2428 후원계약 체결상황 보고 운영자 2007.08.29 8304
2427 후원 및 내남대루 구간 신청 상황입니다. 운영자 2016.09.04 1086
2426 후다닥 지리산! 4 조완곤 2012.11.08 6293
2425 효도폰 사진입니다. 모든분들 고맙고 감사합니다. 5 윤범식 2012.10.21 5968
2424 횡설 수설 운영자 2012.06.01 6048
2423 횡단기연재7(귀신우는 태기산) 진장환 2006.12.13 9385
2422 횡단기연재 5(경포대의 푸른바다) 진장환 2006.12.18 8932
2421 횡단기 연재 4 (여명의 강화대교) 진장환 2006.12.04 9504
2420 횡단기 연재 2 (왕방산 산도깨비 놀래키기) 진장환 2006.11.30 9518
2419 횡단기 연재 진장환 2006.11.30 9100
2418 횡단기 6(용문산의 소 울음소리) 진장환 2006.12.11 9199
2417 회원가입을 신청합니다 김광복 2007.08.08 737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2 Next
/ 122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