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강주원2017.11.06 22:54
그간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일주대회 참석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4월의 북한산둘레길, 10월의 지리산일주종주, 11월의 설악대회......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어찌하다 보니 2017년에는 국립공원을 품은 명산대회만 참여하게 되었네요.
2016년에 참가했던 인제울트라마라톤은 소양강과 방태천을 끼고도는 물길여행이었던 반면에, 2017년의 설악대회는 달을 따라가는 달빛여행이었습니다. 출발지점인 인제터미널에서 시작해서 여명이 밝아오는 쓰리재까지 어둠속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밝은 달빛을 동무삼아 무사히 고개를 넘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경남의 맹주이자 일주팀의 기둥이신 원지상형님의 많은 노하우와 이야기를 함께 하면서 100km를 동행한 덕분에 크게 힘들이지 않고 대회를 즐기면서 행복한 여행을 하였습니다.
식당도 편의점도 없는 주로에서 먼길뛰기로 일가를 이루신 선배님들이 차려주신 간식은 정성이 가득담긴 최고의 진수성찬이요, 체력과 정신을 지탱하는 보약입니다. 1cp 한계령에서 황태를 진득하니 고아서 제공해 준 오뎅탕은 너무나 뜨거워서 후~후~ 불어가며 천천히 국물을 마실 수가 있었습니다. 뜨거운 국물이 온 몸으로 퍼져 나가면서 체온이 올라가니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지더군요. 구불구불 가파른 고갯길.... 몇 굽이를 돌아도 보이지 않는 2cp 쓰리재는 언제나 나올런지.... 두 손을 허리에 받치고 꾸역꾸역 오르다보니 항구의 등대만큼이나 반가운 얼굴로 여러 형님들이 맞이해 주시네요.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가득 부어서 총각김치, 묵은김치와 함께 먹는 라면은 잠시잠깐 휴식과 함께 주어진 꿀맛!!! 감사하는 마음으로 허벅지 근육을 풀어줄 요량으로 두 무릎으로 바르게 꿇고서 컵라면을 먹습니다. 허기진 뱃속을 채워주는 주로의 먹거리는 항상 꿀맛입니다. 쓰리재를 내려가는 내리막길은 무릎만 들어올리면 자동으로 나아가는 편안한 길이었습니다. 진동 삼거리부터 방태천을 따라가는 길은 물길여행으로 2016년의 주로와 동일한 코스입니다. 1년 전에는 인천의 맹주 류석현형님과 함께 힘겹게 뛰었던 기억이 아련하더군요. 편의점이 위치한 기린면 소재지까지 마냥 내려가는데 순대국밥 준비되었다고 진장환총무님과 권상철형님의 전화가 계속 호출을 해댑니다. 이제나 오나 저제나 오나 진장환총무님이 도로가에 나와서 기다리시다가 2군주자를 다리골(식당)으로 안내해 줍니다. 인제 육상연합회의 임광혁회장님께서도 마중을 나오시네요. 작년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올해도 이렇게 신세를 지게 되어서 감사하기 그지 없습니다. 다리골의 순대국밥은 지금까지 먹어본 국밥 가운데 최고의 국밥이었습니다. 펄펄 끓인 국물에 넉넉한 고기인심까지..... 들깨가루, 새우젓, 다진고추를 넣고 휘휘 저은 다음에 공기밥을 뚝배기에 털어넣습니다. 권상철형님이 빈 공기에다가 막걸리를 한가득 부어주시네요. 너무 맛있게 먹어서 든든한 포만감에 배가 터질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일주대회는 서바이벌 대회라서 본인의 안전은 스스로 지킬뿐만 아니라 본인이 먹거리 또한 본인이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알고 있는데, 오늘 순대국밥은 임광혁 인제육상연합회장님께서 제공해주셨습니다. 임광혁회장님이 보실지는 모르겠으나 이 게시판을 통해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순대국밥의 힘으로 나머지 30키로는 쉼없이 달려서 무사히 그리고 재미나게 완주하였습니다. 대회를 마치고 난 후, 심종기대회장님께서 바베큐에 막걸리가 준비되었다고 댁으로 초대해 주셨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마누라와 자식들을 생각하니 초대에 응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쉽지만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하고 인제발 동서울행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아산에서 오신 정현묵형님과 함께하는 버스여행인데 얼마가지 못해서 잠이들고 말았는데 피곤해서 그런지 푹 잘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횡성의 황영국님과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황영국님은 35키로 지점인 필례약수터에서 2군에 합류하여 쓰리재에서 고만둘까 말까 고민고민하다가 골인지점까지 함께 하기로 마음을 다잡아서 동반주 하였습니다. 70키로 지점인 기린면 식당에서 해장국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같이 출발해서 세 주자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진행하였는데, 80키로 지점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더니 조금 지나서는 아주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황영국님은 철인대회에서도 우수한 기록을 가지고 계신 분인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고 죄송스럽습니다. 다음에는 완주의 기쁨을 함께 누리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뒷풀이도 하지 않고 부랴부랴 상경하였기에 집앞 편의점에서 막걸리를 한병 사들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막걸리를 곁들인 저녁식사와 함께 2017년 설악대회의 막을 내립니다.
물반 고기반, 주자반 스탭반.... 심종기대회장님 이하 보이는 곳에서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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