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삼년산성 올라 말티재 넘던 지난 여름날을 더듬다.

한편으론 기가 막히다. 손꼽아 헤아려보니 무려 40년만이다. 속리산.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넘어 인생과 시간흐름의  상관에 대해 잠시 골똘해진다.
일개인의 일생도 이렇듯  짧은 것임을 지레 짐작해보며. 까까머리 중학생 3학년 수학여행때 봤던 정이품송과 법주사 팔상전과 거대한 미륵대불,문장대를 오르던 아스라한 기억 한토막.
이토록 좁은 땅에 국내의 손꼽히는 천년고찰과 명산을 긴 세월지나 이제사 다시금 와보게됨에 새삼 뜨아해진다. 나만 이렇한 것인가?

70년대 국내 곳곳을 돌아보는 무전여행이 유행인 적이 있었건만 이토록 편한 교통기반과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건만 국내 곳곳을 한번쯤 둘러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절감한다. 일년동안 해외여행 나가는 이들이 1천여 만명이 훌쩍 넘는 현실임에도 이렇듯 이 땅에서 정신없이 살아가다보니. 우리 땅도 변변히 제대로 둘러보지 못함이다. 코리아 관광을 즐기려 기천만명이 찿아오건만.l

과연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언제 다 한번씩이라도 스쳐보고 죽을수 있을까.. 대한민국일주와 함께 하면 그건 가능할 듯! 이렇듯 1500키로 2500키로 태극종주를 통해서라도.. 사뭇 국토의 이곳저곳을 경유하며 뛰어보는 즐거움을 고이 간직해보는 이 시간.

마음 가벼운 토요일 오전. 남부터미날에서 보은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완곤형을 비롯 5명이 이미 내려와 철야음주로 여름밤을 즐긴다는 소식.  보은이 가까울수록 전형적인 농촌풍경이 펼쳐지고 “청정보은“ 개울 물길이 여물어가는 억새이삭 들판과 갈대밭을 보기좋게 흐른다. 천렵하기엔 조금은 부담될듯한 물길.        
산판한 산기슭의 적송만이 덩그레한 산기슭마저 정겹다, 천석고황이 이런 것이리라. 차장을 열고 녹색의 푸르름과 갈대와 억새밭 사이를 시원스레 흐르는 맑고 푸른 개울물과 싱그런 바람냄새를 맡으니 도시를 탈출한 기분은 한창 고양된다.  “맑고 푸른 아름다운 보은군” 홍보판을 보며.

버스는 보은으로 접어든다.
“형, 나 보은에 거의 다왔어..” “응? 그래그래 이곳, 참 좋은 곳이야 ~어서와 빨리와..빨리와... ”” (??!!..) 완곤형의 억양에 풍기는 술내음. 상상되는 그림 몇 폭. 송하계곡수작도가 따로있으랴. 어제 미리 내려와 엇저녁 농원계곡에서의 술자리가 오늘 점심무렵까지 현재진행형인듯 .

정오 갓 넘어 진 선배가 시외버스터미날에 마중나온다. 차에 타자마자 무섭게 쏟아지는 폭우세례에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삭막한 도시생활에서의 일탈을 축하해주는 듯하다. 때맟춰 읍내 도착한 회장님차와 함께 오늘의 집합장소 진 총무님 자택 당도. 올 봄 입주하며 가꾼 아담한 정원.
마당엔 심은 잔디가 꽤 번져있다. 소나무와 갓가지 꽃나무가 심어져있고 조경석 틈새의 뿌리내린 푸르른 부처손이 이채롭다.
백구2마리와 기러기,토종닭이 텃밭곁에서 무료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진선배가 얼마전 속리산에서 캐었다는 3지5엽 뇌두 둘레2줄이 선명한 산삼이 술상 테이블에 눕혀있다. 함께 채취하여 옥상오르는 계단에 말려지고 있는 영지버섯의 자락도 꽤나 넓다. 회장님이 가져온 진생베리주 1.8리터를 턱 내놓는다. 독주.  독해도 이름값을 하겠지.. 예닐곱잔을 홀짝거리니 이내 열이 올라 온 몸이 후끈거린다.

일행들이 도착하기 전 형수님이 내놓은 흑염소 수육과 회장님표 간장에 찍어먹는 노릿한 해물파전.  수박과 복숭.조미료 없는 진짜배기 김치맛의 훌륭한 안주들이 미각을 보탠 탓이다, 저녁에 농원까지 정말로 뛰어가면 큰일났다. 올 봄 대일산삼회 결성하여 충주 고마리 산에 심은 뚱딴지와 아기삼들이 잘 자라고 있다는 회장님 말씀.

테이블에 마주한 이는 프로복서 최응산. 1983년 빤탐급 신인왕출신의 프로복서. 신인왕전 연속 3연승케이오승의 기세로 그 해 신인왕에 올라 홍수환이 복무한 수방사에서 근무하였다는.. 7080년대 최대의 국민스포츠였던 프로권투동양반탐급 참피온 세계랭킹1위였던 왕년의 프로복서. 그가 울트라마라톤에 흠뻑 매혹되어있는 것이다.

부산 효성형님이 표를 못구해 늦게 도착한다는 전화. 총무님이 처형분과 함께 읍내 떡방아간에서 마련해온 모싯잎송편의 오묘한 맛을 헛천장에서 음미하며‘

먹거리 향연을 마치고 진 총무님 집 바로 뒤에 드리워져있는 삼년산성을 오른다.  조아형.,권재, 성재형님과 함께. 산성 사방의 둘레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부처손이 번져있는 산성 정상  높은 치성에 올라 하늘아래 사방에 장쾌히 펼쳐진 첩첩의 산줄기 굽이침과 너울거림을 응시한다, 가히 삼국시대의 각축이 짐작되는 산세이다. 고려왕건이 끝내 함락치 못했다는.  무더움에 런닝을 벗어제끼고 폐부 깊숙이 산공기를 흠쩍 들어마신다.

사뭇 역사와 국가를 생각해 본다.  사적 사실을 기록하는 사초사학외에는 역사는 대다수 살망들에게 단지 각기의 시각으로 이미지투영된 추억일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단지 지나간 옛이야기, 옛 사건.각기의 역사관 이해방식으로 해석되는 것인가.. 수십만명이 동원되어 3년 걸려 축조했다는 삼년산성. 하긴 진시황의 만리장성도 있건만..

3국시대는 가고 고려 ,조선, 식민지시대를 거쳐 분단국가의 비극적 현실의 상관성을 더듬다 이내 접는다. 개성공단 재가동협의, 디엠지 평화공원, 전두환.노태우 재산추징. 5년간의 영광탓에 역사앞에 기리빛날 영원한 죄업과 저주. 이토록 무서운 역사의 단죄.그러함에도 사법정의는 아직도 요원한다, 이산가족상봉,금강산,사학,교과서,더욱 충실해져야할 언론의 사명, 친일재산몰수,재벌,돈있고 권력있는 자들의 군면제 작태,페이퍼컴퍼니....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숱한 더러웁고 토역질나오게 하는 비리와 뻔히 보이는 속임수, 정치꾼들의 사기수준의 치졸한 말솜씨. 국민은 더욱 더 현명하고 날카로운 눈을 지녀야만 한다.

역사의 신은 정녕 살아있음인가.  왕조의 쇄락과 붕괴.흥망성쇄. 전제국가. 절대권력의 통치.독재를 넘어 공포정치를 자행하던 .. 천년전도 아닌 불과 이삼십년의 이야기.  국가공동체, 운명공동체, 민족국가.
권력계층의 보전과 세습,편익에 묻혀 괴멸되고 핍박받은 백성과 대중의 삶.  전제정치,폭압정치,공동선의 정치, 국가형태, 국가란 무엇인가.. 수신도 못하는 주제에 다 부질없는 사념이다. 그래도 역상의 순리를 신봉하며 소망스러움으로 살아갈 일이다. 자신과 이웃과 사회와 나라의 강녕을 기원해보며. 임시정부 조소앙선생이 첫 이름한 “대한민국”의 영광을 위해..!

산성둘레를 한참 걸어 빠져나온다. (...?) 허리춤에 끼워놓은 런닝구가 빠져나갔다. 뛰어가며 산길을 훓는다. 젠장, 여러모로 뛰게 만드네.. 총무님댁 정원돌틈에 심을 부처손 한 촉 구하려던 치성절벽곁 바위에 하얗게 걸쳐져 있다.

진 총무님 이범식엉아도 반대편에서 올라 마중나왔다. 삼년산성을 온전히 한바퀴 돈 셈이다.

저 아래 누군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무료함을 달래던 문화해설사는 본연의 직분에 충실하느라 장황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성곽과 표석의 진회색 창연한 이끼를 응시해본다.
바로 옆 “蛾眉池”라는 연못곁에 서 있는 표석의 행서체가 전설적 명필 김생의 필체라는 안내판을 읽으며.    
회장님은 시큰둥 무관심이다. 폭압에 동원된 백성들에 대한 회장님의 역사적 시각의 일단.

"자, 어서 한 바탕뛰고 농원으로 갑시다"

내려와 다시금 간단한 요기후 정이품송까지의 러닝을 나선다. 농원에서 대취해 누워있는 이들을 두고 홀로 정이품송까지 뛰고 있는 권재엉아와 합류키로,  

삼년산성 되오르는 길. 보은사를 거쳐 산림욕장을 빠져나온다.  정이품송을 향하여.. 격한 숲내음의 여운에 뛰는 기쁨이 섞힌다, 총무님이 휴양림 날머리에서 수박을 가져와 기다리고 있다. .505번 국도. 생력이 넘친다. 잘 가꾸어진 동학농민 혁명기념공원을 보며 뛰는 오늘 이 시간의 행복감이라니. 황토현과 우금치 기념탑을 본적이 있지만.. 이곳에 동학기념공원이 있음을 얼마나 알지,,

동학터널과 기나긴 속리터널을 벗어난다,   17년동안 수없는 터널을 벗어났건만 오늘따라 왜 이리 힘드냐.. 산삼씨앗주가 사람 잡네...허가시 운동다운 운동을 제대로 한 지 어느덧 2년이 다 되간다. 속이 뒤집어진다. 이 빌어먹을 인고는 언제까지일까...터널을 벗어나 푸르른 산들을 보니 마음이 진정된다. 고즈넉한 동네앞 조그만 다리마다 동판은 죄다 뜯기워지고 없다. 전신주 전선도 끊어가는 세상. 촌로농민들 피땀어린 농작물까지 절도해 가는 또 다른 멧돼지들이다.

                                                                                                                                                 (1부 끝)



- 2500 순회주 끝나고 올리려고 진즉 대충 적어놓았던것을 정리하고 다듬기 귀챦아 ..그렇다구  버리기도 아깝고 해서 그냥 올려봅니다. 너무 길어 나눕니다. 그냥 밤새 술먹은 이야기라 사실 별 내용은 없습니다만 이것도 먼 훗날 지나면 아름다웠던 우리들의 옛 이야기가 될지도 몰라서...  
(앞으론 글 길게 쓰지말라하던 ) 권재엉아 이해허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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